솔직히 말하면, 강릉단오제는 이름만 수십 번 들었지 한 번도 직접 가보지 못한 축제였습니다. 매년 6월이면 어딘가에서 이름이 들려오는데, 막상 "그래서 거기서 뭘 하는 건데?"라고 물으면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번에 아이들과 함께 가보기로 마음먹으면서 처음으로 제대로 들여다봤는데, 생각보다 훨씬 내용이 깊었습니다.

천 년 넘게 이어진 축제, 실제로 얼마나 대단한 걸까(기본정보)
강릉단오제는 1967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되었고, 2005년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ICH)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여기서 인류무형문화유산이란, 단순히 오래된 풍습이 아니라 인류가 공동으로 보존해야 할 가치 있는 살아있는 문화유산을 의미합니다. 유네스코가 심사 기준으로 삼는 것이 바로 전승 공동체의 지속성과 문화적 독자성인데, 강릉단오제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한 몇 안 되는 사례입니다([출처: 유네스코 한국위원회(https://www.unesco.or.kr)).
일반적으로 단오라고 하면 음력 5월 5일에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그네를 타는 날 정도로만 알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그렇게만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들여다보니 강릉단오제는 그것과 차원이 달랐습니다. 단오제의 핵심은 유교식 제례와 무속 의례가 결합된 복합 제의 구조에 있습니다. 여기서 제의(祭儀)란 신에게 올리는 의례적 행위 전반을 가리키며, 강릉단오제에서는 유교식 헌관 제례와 강릉단오굿이라는 무속 의례가 함께 진행됩니다. 이 둘이 충돌 없이 공존하는 것 자체가 이 축제의 독특한 정체성입니다.
2026년 행사는 6월 15일부터 22일까지 8일간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남대천 행사장을 비롯한 시내 일원에서 열립니다. 행사 시작 전인 5월 31일에는 대관령산신제와 국사성황제가 먼저 진행되는데, 이때 무료 셔틀버스가 칠사당 앞에서 운행됩니다. 대관령 일대가 오전 8시부터 13시까지 전면 통제되므로, 이 날 자가용으로 이동하려다 낭패를 보는 분들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확인해두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현장 체험 프로그램, 아이들과 가면 실제로 뭘 할 수 있을까
제가 이번에 아이들과 가보기로 결심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체험 프로그램들이었습니다. 단오체험촌에서는 6월 15일부터 22일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다음과 같은 프로그램들이 운영됩니다.
- 신주·수리취떡 맛보기: 강릉 시민들이 직접 모은 쌀로 빚은 신주와 수리취떡을 무료로 맛볼 수 있습니다
- 창포머리감기: 창포(菖蒲) 즉 향기 나는 수생식물을 우려낸 물에 머리를 감는 전통 풍속 체험입니다
- 관노 자개 키링 만들기: 강릉단오제 고유 탈놀이인 관노가면극의 캐릭터를 활용한 만들기 체험입니다
- 단오부채 그리기 / 단오빔 입어보기 / 단오단장하기: 한복 착용, 장명루(팔찌) 만들기 등 다채로운 체험이 포함됩니다
- 신주교환: 강릉단오제 전수교육관 내 신주교환 부스에서 진행되며, 강릉단오제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전통 술을 교환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관노가면극이란 대사 없이 몸짓만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무언(無言) 탈놀이로,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강릉 고유의 연희입니다. 다른 지역 탈놀이와 달리 대사가 전혀 없다는 점이 특징인데, 처음에는 그게 오히려 아이들한테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무언극 특유의 과장된 몸짓이 오히려 어린아이들에게도 직관적으로 전달된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나서는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체험형 축제는 미리 동선을 짜두지 않으면 하루가 금방 지나가버립니다. 단오체험촌과 민속놀이 구역, 그리고 굿 공연 일정을 미리 확인해두고 움직이는 것이 좋습니다.
굿판과 불꽃놀이, 가기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일정 (민속놀이)
강릉단오제 현장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의례는 강릉단오굿입니다. 강릉단오굿은 대관령의 산신과 국사성황을 모시는 무속 의례로,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신과 인간이 함께 어우러지는 참여형 의례 문화입니다. 여기서 성황(城隍)이란 마을의 수호신을 가리키는 개념으로, 강릉에서는 신라 고승 범일국사가 대관령국사성황으로 모셔집니다. 이 굿은 문굿, 청좌굿, 부정굿, 군웅장수굿, 용왕굿 등 수십 개의 거리로 나뉘어 8일간 이어집니다([출처: 강릉단오제 공식 홈페이지](https://www.danojefestival.or.kr)).
일자별로 굿 프로그램이 다르기 때문에, 특정 거리를 보고 싶다면 미리 일정을 확인해두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송신제와 환우굿소제는 마지막 날인 6월 22일에만 진행됩니다. 송신제(送神祭)란 모셔온 신을 다시 돌려보내는 의례로, 8일간의 축제를 마무리하는 가장 중요한 제례 중 하나입니다.
불꽃놀이는 6월 16일 오후 10시와 6월 22일 오후 9시에 월화교에서 두 차례 열립니다. 주차 문제가 걱정되신다면 서강릉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서강릉 주차장에서 단오장까지 20분마다 셔틀버스가 운행되며,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입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축제라 솔직히 체력적으로 고단할 수 있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이번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보려는 이유는, 책이나 영상으로는 전달이 안 되는 것들이 분명히 있기 때문입니다. 굿판의 소리, 창포물 냄새, 씨름판의 함성 같은 것들은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 이런 경험을 쌓아두는 것이 나중에 어떤 교육보다 오래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강릉단오제는 한 번 가보면 "왜 이제야 왔지"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올해 6월 15일부터 22일, 8일간 남대천 일원에서 열리니 6월 강원도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일정을 맞춰보시길 권합니다. 셔틀버스 운행 시간과 굿 일정은 출발 전 공식 홈페이지에서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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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https://www.danojefestival.or.kr/kor/